우울증은 어쩌면 간단한 것이다. 

마음의 감기 처럼 아주 간단한 질병일 수도 있다.

병의 위중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걸릴 수 있다는 말이며,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신경쓰지 않는 것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우울증이라고 말하게 되면 혹은 인정하게 되면,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진다. 

정신 질환이라는 이름이 주는 그 특이한 감정은, 눈으로 입으로 상대를 갉아먹기도 하고 깍아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우울증을 감기나 독감 같은 질환으로 치환하여 생각한다면 문제해결은 아주 쉽다. 

감기는 가만히 두면 저절로 낫지만 독감이라면 병원에 가야한다. 약을 먹고 주사를 맞아야 한다. 

그렇듯이 우울감은 저절로 두거나 기분만 환기하면 상태가 호전되지만 우울증은 병원을 가야 한다. 

정신병원이라고 겁먹지 않아도 된다.

 

사실은 그냥 병원일 뿐이다. 

일반 병원을 육체 병원이라고 하지 않듯이

정신병원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독감에 걸려 병원에 간다고 생각하면

스스로에게 조금은 위안이 될 지도 모른다

주위 사람들의 시선도 중요하지만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나아질 지도 모른다.

 

우울증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무겁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팔이 골절 되었을 때 가만히 내버려두며 '언젠가는 붙겠지'하며 방치하는 사람이 없듯이

마음이 아플 때 병원에 가는 것도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외상은 눈에 보이지만, 마음의 병은 눈에 보이지 않는 다는 것 뿐이다.

 

그러니 너무 겁먹지 말고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약을 처방 받게 된다고 해서, 걱정할 것도 없다.

보통의 감기약이 그러하듯이부작용이 없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괜히 의사가 처방해야만 살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리가 부러진 사람에게 휠체어가 필요하듯이

마음이 부러진 사람에게 일시적으로 휠체어 역할을 하는 약이 필요할 뿐이다.

 

다리가 부러진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고 해서 평생 휠체어를 타야 하는게 아니듯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약을 먹는다고 중독되어 평생 약을 먹을까?

우울증 약은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약을 먹는 것이 자연적으로 우울증을 이겨내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복잡한 감정을 일시적으로 정리해주는 약이나 끝없는 불안을 조금 줄여주는 약도 있을 수 있다.

우울증 약 그 자체가 해결책은 아니다. 그러나 목발 같이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것이다.

 

우울증은 생각하기에 따라 가벼운 질환일 수 있다. 감기처럼.

누군가는 재채기 몇번에 다 나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약을 먹어도 고열에 시달릴 수도 있다.

심한 경우 다른 부가적인 질환들을 불러 올 수도 있다.

그러니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병원에 한번 가보는 것도 바람직한 일일 수 있다.

 

약을 먹는다고 혹은 속칭 '정신'병원에 가게 되었다고 스스로를 

'정신'병자로 깎아 내릴 필요 없다. 물론 다른 사람을 깎아 내릴 필요도 없다.

저 사람은 괴로운 일이 많아, 혹은 나는 고민거리가 많아 마음이 조금 아프구나

정도로만 생각하면 된다. 

 

병원에 가게 된 것을 의지가 약해서 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진짜 의지가 약한 사람은 병원에 갈 의지 조차 없을 것이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병원에 가보는 것도 아주 좋을 일 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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